2월에 아주 친한 친구와 둘이서 여행하면서 들린 곳입니다.
옥천군 정지용 생가
저에게는 향수라는 시로 각인된 분입니다.
물론 노래로 먼저 접하게 되었지만요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옥천군 정지용 생가는 숙박지였던 곳으로 가는 도중에 들렸습니다.
도착하자 말자 "향수"의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향수정원"이라고 보이시죠
그리고 주위에 카페들이 거의 대부분 정지용 시인의 시로 이름지어져 있었습니다.
시인에 대해서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향수라는 곡을 들을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제가 시골에서 살았던 바로 그 느낌이어서 좋아합니다.
비록 얼룩백이 황소는 아니지만
제가 살던 시골에도 이런 집이 있었습니다.
별채의 개념이었는데, 이런 저런 것들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곳에서 다시 보니 정겨웠습니다.
집 뒤로는 문학관이 자리를 잡고 있엇꼬 건너편에는 정말 실개천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문학관에는 들어가보지를 못했습니다.
실개천에서 축제도 했었나 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정지용 시인의 시들입니다.
나즈막한 동네와 잘 어울렸습니다.
시간만 좀 허락했더라면 동네를 다 돌아봤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옆 동네에도 가야했거든요(입장마감시간이 있는 관계로)
글을 적으면서 향수를 다시 한 번 읽어봤습니다.
역시 시인은 시인입니다.
단어, 어휘 등 상상속에서 그려지는 모습들~
갑자기 제가 자랐던 그곳에 가고 싶어지네요
'국내여행 > 자동차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위휴게소(부산방향), 늦은 점심으로 돈까스 (0) | 2023.03.24 |
---|---|
자동차 장거리 운전 시 필수품 박카스 젤리 (0) | 2023.01.20 |
[합천영상테마파크] 가는 날이 장날 ㅠㅠ, 다음을 기약하면서 (0) | 2021.04.06 |
[국도여행]군위, 의성, 안동, 영주, 예천, 상주, 영동으로 드라이브 (0) | 2021.02.23 |
댓글